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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26일(현지 시각) 휴전 협상을 타결하며 지난해 10월 시작된 무력 충돌을 416일 만에 멈추기로 합의했다. 이 휴전은 27일 오전 4시부터 발효되었으며, 양측은 60일간 교전과 공습을 중단하기로 했다. 합의에 따라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영토에서 철수하고,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의 국경에서 30km 떨어진 리타니강 북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휴전의 성사와 그 배경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7일 소집된 안보 내각에서 휴전안을 최종 승인했다. 미국과 프랑스가 초안을 마련한 이번 협상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발표하며 국제적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휴전은 단지 일시적인 중단일 뿐, 갈등의 종식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헤즈볼라가 이란의 지원으로 재무장할 가능성이 크며, 이를 감시할 레바논 정부군과 유엔평화유지군의 역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이와 관련해 휴전 협정에 헤즈볼라가 재무장 시 군사적 대응을 할 권리를 명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대국민 연설에서 “헤즈볼라가 합의를 어기고 국경에서 군사 시설을 재건하거나 미사일을 실은 트럭을 들이면, 우리는 모든 군사적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즈볼라의 약화와 협상의 배경
이번 휴전은 헤즈볼라의 약화와 이스라엘의 전략적 판단이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최근 헤즈볼라의 통신망을 파괴하고, 30년 동안 조직을 이끌어온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하며 헤즈볼라의 전력을 크게 약화시켰다. 헤즈볼라의 손실은 협상 테이블에서 영향력을 잃게 했고, 네타냐후 총리는 이를 기회로 삼아 협상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는 “헤즈볼라의 군사적 손실과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필요성이 맞물리며 휴전이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네타냐후는 국내에서 뇌물 수수와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으며 정치적 위기를 겪고 있어, 휴전을 통해 국제적 지지를 얻고 국내 정국을 안정화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자지구 휴전 가능성에 대한 전망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휴전이 가자지구 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가자지구를 통제하는 하마스는 여전히 이스라엘과 적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의 극우 연정 파트너들은 하마스와의 휴전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완전히 패배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쟁이 끝난다면 정치적 지지를 잃을 가능성이 높다.
네타냐후 총리는 헤즈볼라와의 휴전으로 하마스를 더욱 고립시키고 압박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는 “헤즈볼라가 사라지면 하마스는 홀로 남게 될 것”이라며, 하마스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마스 역시 이스라엘의 요구에 쉽게 응하지 않을 태세다. 하마스는 인질 석방,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 이주민 귀환 등의 조건을 내세우며 가자지구에서의 정치적 역할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러한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국제적 노력과 중재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은 미국과 프랑스의 중재로 성사되었지만, 가자지구에서는 여전히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스라엘 관리들이 이집트를 통해 하마스와의 제한적인 휴전 협정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인질 석방과 같은 단기적 성과를 목표로 한 협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이번 휴전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갈등을 일시적으로 중단시켰을 뿐, 중동 지역의 근본적인 갈등을 해결하지는 못했다. 헤즈볼라의 재무장 가능성과 가자지구에서의 지속적인 분쟁은 이 지역의 긴장을 여전히 고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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